오랜만에 올리는 게시물인데 내용은 학업과 관련된 이야기는 아니라 죄송하다. 각설하고 지금 본인은 석박사통합과정 3학기를 보내면서 박사학위과정 전문연구요원 (이하 전문연) 준비를 슬슬 시작하고 있다. 전문연을 지원하기 위해서 2가지 정도의 외부 시험과 대학원 학점 관리를 해야하는 신세이다. 대학원 학점이야 그냥 평소에 성실히 코스웍 과제를 하면 되는 일이지만 외부 시험은 별도로 준비를 해야 한다. 오늘은 그 중 하나인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준비를 했던 내용을 대충 정리 해두려 한다. 누군가는 궁금해 할 만한 내용이 아닐까 싶고, 본인은 이런 자격증(?), 능력검정시험(?) 같은걸 태어나서 처음봤기 때문에 이런저런 걱정이 많았었기에...
우선 전문연이 요구하는 기준은 한국사능력검정시험 3급 이상이다. 한능검은 기초와 심화 두 개로 나뉘는데, 기초는 4~6급을 받을 수 있고 심화에서 1~3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심화를 신청해야 한다. 19년도 수능 이후 역사라고는 유튜브 교양 채널에서 재미삼아 보는 것 정도가 전부였기에 사실상 노베이스 상태로 공부를 시작했다. 참고로 본인은 2023년 4월 15일에 진행된 제64회 시험에 응시했다.
(1) 시험 신청
사실 시험 신청부터 조금 고생을 했다. 생각보다 신청하는게 빡셌고, 원래는 제65회를 신청하려고 했었어서(학회 일정으로 급하게 제64회로 일정을 변경했다) 추가 신청 일자에 신청을 하였는데, 자취중인 인천의 시험장에는 남은 자리가 없어서 서대문구, 인왕중학교에서 시험을 치뤘다. 아침 10시까지 입장을 해야 했기에 전날 신촌에서 자야 했다. 이리저리 귀찮은게 한두개가 아니니 가급적이면 날짜를 잘 기억해뒀다가 가까운 곳에서 칠 수 있도록 하자.
(2) 시험 준비
(2-1) 배경 지식 수준?
시험 준비했던 기억을 되짚어 보며 주변의 과고 출신 친구들은 한국사를 고등학교 시절 수능 한국사를 준비하지 않았기에 좀 고생하는 모습을 봤는데, 어느정도 배경지식이 있었느냐에 따라서 편차가 있을 것 같아서 말하자면, 본인도 수능 한국사 공부 이후로 한국사를 쳐다보지 않았고, 학부 3년 기간동안에도 역사와 관련된 수업은 하나도 수강하지 않았다. 대충 "뗀석기-신석기-청동기-철기 (고조선)-삼국-통일신라-후삼국-고려-조선-개항기-일제강점기-현대"로 이어지는 흐름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대부분의 내용은 까먹은 상태였다. 물론 다시 보면서 기억이 나는 효과는 있었지만 사실상 노베나 다름 없었다.
(2-2) 준비기간?
시험을 약 2주정도 앞두고 신청을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조금씩 성실하고 착실하게 시험을 준비하려고 했지만, 학회 준비 + 코스웤 + 연구 기타 등등 생각보다 계획적이지 못한 본인에게는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준비한 기간은 3일 정도인 것 같다. 퇴근후 한 시간 정도 강의를 보긴 했는데, 뗀석기-삼국시대 정도까지 들은거고 시험 사흘정도 남기고 그때부터 열심히 달렸던 것 같다. -> 대충 강의 다 보고 기출 한 두개 풀어보는데 3~4일이면 충분해 보인다!
(2-3) 교재 및 강의?
시험준비는 최태성 선생님 교재와 강의로 했다. 처음엔 교재비가 아까워서 강의 판서 따라 쓰면서 공부하려고 했지만 교재가 없으니까 너무 귀찮고, 사료들을 공부할 수 없어서 그냥 샀다. 연구실에 박아두고 두고두고 물려주려 한다. 진짜 교재에 쓸 돈이 없거나 한 것이 아니면 구매하는걸 추천하고 싶다. 심화 PT? 강의를 봤는데 2배속으로 들으니 강의 속도도 괜찮았고,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버전은 적당히 포인트마다 영상을 끊어 놓으셔서 집중력 쓰레기인 본인에게는 편했다. 무엇보다 무료임에 압도적 감사를 보낸다...
그리고 최태성 선생님이 시험 전날에 전야제라고 해서 다음날 나올 법할 키워드들을 중심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훑어주시는데, 이 부분이 현장에서 도움이 많이 됐다. 시험 전날 4회차 (약 200문제) 정도 풀어보고 시험 당일날 가서 문제를 풀어보니까 아마 특정 파트마다 나올 수 있는 문제들은 제한되어 있는 것 같고, 100점 방지 문제들만 조금 디테일한 내용들에서 나오는 것 같아서 100점이 목표가 아니라면 나오는 키워드들만 대충 공부하고 최근 안나온 문제들이 있거나 하면 그 부분이 출제될 확률이 높아지고... 뭐 암튼 각 파트에서 나올 문제를 예측할 수 있는 것 같은데 이걸 대신 해주시니 시험 전에 한 3번정도 돌려 들었고 당일날 도움이 정말 많이 됐다. 꼭 들으시길 추천...~
기출 문제는 가장 최신 기출 4회차 정도 풀었는데, 다들 간당간당하게 65~70점 사이를 왔다갔다 해서 시험 직전까지 멍청하게 60점도 못넘기면 어쩌나 고민했다... 생각보다 문제들이 묻는 내용들이 뭔지는 알겠으나 디테일한 부분을 놓치면 틀려야 하는 문제들이 많았던 것 같다. 암튼 문제 유형이나 자신의 위치 확인하기에는 기출만한 것이 없으니 기출도 시간나면 꼭 풀어보도록 하자.
(3) 꿀팁...?
(3-0) 준비물 잘 챙겨가기
뭐 당연한거긴 한데 신분증, 수험표, 컴싸 세가지는 꼭 챙겨서 가자... 본인도 "컴싸 시험장 가서 사지 뭐~" 하다가 신촌에서 샀는데, 주말이라 학교 주변에 문구점도 안열고 학교 매점도 안열더라. 안가져 갔으면 고생할뻔...
(3-1) 응시 시점
응시 시점이라고 하니 뭔가 이상하긴 하지만, 대학원 입학하고 또 짬내서 공부하기 귀찮다. 텝스랑 다르게 한국사는 인정기간이 4년이니 학부에서 대학원 넘어가는 방학쯤에 응시해두면 진짜 편할 것 같다. 이걸 몰랐던 본인은 반성한다...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며 전문연을 할 후배들한테는 꼭 입학전에 따두라고 하고 싶다. 생각보다 귀찮다.
(3-2) 태정태세문단속...
아 고등학생땐 "이거 왜 외우냐 그냥 피지컬로 외워..."했는데, 나이가 먹은건지 암기력이 쓰레기가 됐다. 조선시대 왕들의 흐름을 아는게 조선의 흐름을 알고 그런게 도움이 되는 걸 알았다...
(3-3) 갑을병정기무경신임계,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와 이거 진짜 신세계였다. 이게 고인물들 사이에서는 다들 아는 기술이던데 예를들어 갑오개혁(1894) 외워두면 갑신정변(1884), 임오군란(1882) 이걸 한 번에 계산할 수 있게 된다. 60갑자를 고려하면 갑신정변과 갑오개혁은 앞글자가 같다. 갑을병정은 10개이니 10년 차이, 임오군란과 갑오개혁은 뒷글자가 같고 이는 12년에 한 번 돌아오니 12년 차이로 1882가 된다... "아니 근데 임오군란이 갑오개혁보다 앞인건 알아야 하는거 아님...?". 몰라도 괜찮음 '임오'가 돌아오는건 60년이니까 현실적으로 1882년 밖에 안된다. 1942년이라거나 1822년이라고 한다면 공부를 다시 해야한다... 암튼 이거 아니까 뭐 다 계산할 수 있다... 병자수호조약 (=강화도 조약)이 1876인걸 아니까 60*4년 빼서 1636년이 병자호란이 된다... 진짜 생각보다 흐름 같은거 기억안날때 써먹기 좋더라. 알아둬서 나쁠건 전혀 없어보임!
(3-4) 30분 지나면 퇴실 하실 수 있어요~
아니 난 이거 몰랐는데 당일날 가니까 30분 지나면 퇴실이 되더라 (코로나 때문이라고 하긴 하던데 앞으로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 어차피 한국사는 모르면 틀려야 하니까 그냥 후루룩 풀고 30분 금메달 따고 나오면 시간을 세이브 할 수 있다! 시험지도 가져가도 되는거 몰라서 가채점표 까지 30분컷 했는데 그럴 필요도 없더라. 빨리 풀고 나와버리자~!
(4) 후기
오랜만에 OMR 카드 쓰니까 뭔가 고등학교때 생각나고 신났다. 물론 높은 점수를 받으면 좋겠지만, 본인은 솔직히 60점만 넘기는 것이 목표였고, 60점 받을 정도로 공부를 해본 적이 태어나서 한 번도 없는 것 같아 준비하느라 솔직히 좀 고생했다. 암튼 미리미리 준비해두고, 틈틈히 전공 말고 역사 같은 교양도 좀 기르는 공대생들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아직 공식 점수는 안나왔지만 가채점 결과로 봤을 때 전문연 지원에 문제는 없는 것 같아 다행이다...
아마 이 시리즈 다음 게시물은 TEPS 준비 내용이 될 것 같다. 태어나서 영어시험은 내신과 수능 밖에 쳐본적이 없어서 얘도 날 고생시킬 것 같다. TEPS에서 최소 450 정도는 받아 2023에 전문연 준비를 마치고 2024는 적당히 연구하면서 보내고 2025에 바로 전문연 갈 수 있도록 노력해보려 한다...~ 간바레...~!
* 성적 나왔는데 합격했당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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